‘츠타야서점’을 기획해 성공시킨 마스다 무네아키. 지적 자본론은 장기간에 걸친 경기 불황, 과열된 시장, 급변하는 소비 사회 등 오늘날 한국의 풍경과 그동안 마스다 무네아키가 직면해야 했던 상황은 매우 닮아 있다.
지적 자본론-디자이너만이 살아남는다
밥 딜런은 “아침에 잠에서 깨어 자신이 하고 싶은 일을 할 수 있는 사람이 성공한 사람이다.”라는 말을 했지요.
본능이나 욕구에 현혹되지 않고 이성의 목소리에 귀를 기울이게 되면 자신이 무엇을 해야 하는지, 즉 무엇이 ‘의무’인지 자연스럽게 깨달을 수 있다. 그런 깨달음을 따르는 것이 자유다. 자신이 어떤 행동을 취해야 하는지, 무엇을 해야 하는지, 스스로 끊임없이 질문을 던지는 행위는 당연하면서도 어려운 일이다. 자유가 냉엄하다고 말하는 이유는 그런 의미에서다. 하지만 자신의 꿈에 다가가려면 자유로워져야 할 필요가 있다. 아니, 반드시 자유로워져야 한다. 나는 경험을 통해 그 사실을 잘 알고 있다.
어쨋든 기획을 세우려면 자유로워져야 한다. 관리받는 편안함에 젖어 있어서는 안 된다.
가치의 축은 상품이지만 그것을 선택하기 위한 장소, 즉 플랫폼이 필요하다. 따라서 고객의 입장에서 볼 때, 보다 효과적인 플랫폼을 제공할 수 있는 존재가 높은 고객 가치를 창출하는 사람이 된다. TSUTAYA 역시 그중 하나에 해당하는 플랫폼이었을 것이다.
우선 소비 사회의 첫 단계, ‘퍼스트 스테이지’는 물건이 부족한 시대다. 이 경우, 고객의 입장에서는 상품 자체가 가치를 가지기 때문에 어떤 상품이든 용도만 충족하면 팔 수 있다. 일본을 예로 든다면 전후의 혼란기에서 고도성장기까지가 이 시대에 해당한다.
그러나 인프라가 정비되고 생산력이 신장되면 상품이 넘쳐나는 시대가 찾아온다. ‘세컨드 스테이지’다. 이 시대는 용도만 갖춘 상품이면 무엇이든 팔 수 있는 목가적인 시대가 아니다. 가치의 축은 상품이지만 그것을 선택하기 위한 장소, 즉 플랫폼이 필요하다. 따라서 고객의 입장에서 볼 때, 보다 효과적인 플랫폼을 제공할 수 있는 존재가 높은 고객 가치를 창출하는 사람이 된다. TSUTAYA 역시 그중 하나에 해당하는 플랫폼이었을 것이다.
그러나 지금 우리가 생활하는 장소는 서드 스테이지, 제안 능력이 있어야 하는 시대다. 제안은 가시화될 때 비로소 의미를 가진다. 디자인, 그러니까 제안을 가시화하는 능력이 없다면, 또 디자이너가 되지 못하면 고객 가치를 높이기는 어렵다.
지적 자본론-책이 혁명을 일으킨다
나는 지난 30년 동안 TSUTAYA의 상풍미 DVD나 CD(초기 단계에서 그것은 비디오 테이프나 레코드였지만), 또는 책이나 잡지라고 생각한적은 한번도 없다. 눈에 보이는 그런 단순한 상품이 아니라 각 상품의 내면에 표현되어 있는 라이프 스타일을 고객에게 제공하는 것이야말로 진정한 상품이라고 생각해왔다.
영화의 팬이라면 레이먼드 탠들러의 소설도 좋아할 것이다. 그리고 그 주인공이 좋아하는 차분한 느낌의 재즈를 듣고 싶어할지도 모른다. 그렇다면 하나의 상점에서 그것들을 모두 구입할 수 있도록 해야 한다. 고객 가치를 첫째로 생각한다면 필연적으로 도출되는 정답이다. 나는 이 업무 형태를 MPS(멀티 패키지 스토어)라고 불렀고, 사람들에게 이단아 취급을 받고 백안시당하면서도 이것만큼은 절대로 양보할 수 없는 마지노선이라 생각하며 지켜냈다. 그리고 이 사고방식은 2011년 연말에 개점한 ‘다이칸야마 츠타야 서점’까지 이어져 왔다.
‘라이프 스타일 제안’이라는 이념을 MPS 라는 형태로 가시화하는 작업. 눈에 보이지 않는 것에 형태를 부여한다는 그야말로 디자인의 본질을 이끌어 내는 여정이다. 그리고 이것은 당연히 지적 활동이다. 그렇기 때문에 앞에서 예로 든 ‘모든 기업은 디자이너 집단이 되어야 한다.’라는 테제에는, 장차 기업에 그런 지적인 작업을 실행하기 위한 환경이 얼마나 잘 갖추어져 있는가 하는 점이 매우 중요하다는 내용이 암시돼 있다.
아무리 돈이 많아도 그것만으로는 ‘제안’을 창출해 낼수 없기 대문이다. 그렇다, 앞으로 필요한 것은 ‘지적자본’이다. 지적자본이 얼마나 잘 축적되어 있는가, 하는 것이 그 회사의 사활을 결정한다.
지적 자본론-사실 꿈만이 이루어진다
재무자본에서 지적자본으로. 그런 이유에서 나는 이 책의 제목을 『지적자본론』으로 정했다.
플랫폼이 넘쳐 나는 서드 스테이지에서 사람들은 ‘제안’을 원한다. 서적이나 잡지는 그 한 권, 한 권이 그야말로 제안덩어리다. 그것을 팔 수 없다면 판매하는 쪽에 문제가 있는 것이 아닐까?
고객에게 가치가 있는 것은 서적이라는 물건이 아니라 그 안에 풍부하게 들어있는 제안이다. 따라서 그 서적에 쓰여 있는 제안을 판매 해야 한다. 그런데 그런 부분은 깡그리 무시하고 서적 그 자체를 판매하려 하기 때문에 ‘서점의 위기’라는 사태를 불러오게 된 것이다.
서점의 매장은 고객을 우선적으로 생각해 구성된 것이 아니라는 말이다. 잡지, 단행본, 문고본 등의 분류는 어디까지나 유통을 하는 쪽의 입장에서 이뤄진 분류다.
CCC는 책의 형태 등에 따른 분류가 아니라 그 제안 내용에 따른 분류로 서점 공간을 재구축했다.
“유럽을 여행한다면 이런 문화를 접해 보는 것이 어떻겠습니가?”라거나 “건강을 생각한다면 매일의 식사를 이런식으로 만들어 보는 것이 어떻습니까?”라는 제안을 받게 된다.
지적 자본론-회사의 형태는 메시지다
이노베이션은 언제나 아웃사이더가 일으킨다. 따라서 비즈니스 세계에 몸을 둔 사람은 아웃사이더 의식을 가져야 한다. 업계 흐름의 외부에 존재하는 일반 고객의 입장에 서서 자신들이 하는 일을 바라보는 관점을 가져야 하는 것이다.
서점 직원은 말이 아니라 매장의 진열대를 특수한 방식으로 구성함으로써 자신이 제안하고 싶은 내용을 표현해야 한다.
그들과 나는 직렬 관계가 아니라 병렬로 놓인 관계다. 그런 인식 없이 우수한 전문가와 협업 관계를 구축하는 것은 불가능하다.
자유. 좋아하는 사람과 함께 좋아하는 일을 할 수 있는 자유. 그것을 얻으려면 신용이 필요하다. 약속을 지키고 감사를 잊지 않는 인간으로서 신용을 얻어야, 그런 사람이 되기 위해 지속적으로 노력을 기울여야, 인간은 비로소 자유를 손에 넣을 수 있는 자격을 얻는다.